
창고에 넣어뒀던 가습기를 꺼낼 시기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쓰던 그대로 물만 채워 켜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여름 내내 방치된 물통 안에는 물때와 세균이 번식해 있을 가능성이 높고, 가습기는 그 물을 그대로 공기 중에 뿌리는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실험에 따르면 가습기 물을 매일 교체할 경우 미생물이 87.3% 감소했고, 이틀에 한 번 세척을 병행하면 98.8%까지 감소했습니다.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세척요령을 기준으로 관리 루틴을 정리했습니다.
1. 꺼내자마자 세척이 먼저
2~3일만 쓰지 않았어도 다시 켜기 전에는 세척하라는 게 공식 안내입니다. 하물며 반년 가까이 창고에 있던 가습기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먼저 전원 플러그를 뽑고 물통·뚜껑·본체 수조·진동자 덮개 등 분리 가능한 모든 부품을 분해하세요. 안에 고여 있던 물은 전부 버리고 흐르는 물로 한 번 헹궈줍니다. 이때 본체 중 모터나 전자 부품이 있는 부분에 물이 닿지 않게 주의하세요.
냄새가 나는 가습기의 90%는 수조와 가습이 이뤄지는 본체 하부의 오염이 원인입니다. 이 두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면 냄새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2.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세척요령
2011년 11월 4일 발표된 "가습기,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세척요령"의 관리 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물 교체 — 매일 1회: 하루가 지난 물은 남아 있더라도 전부 버립니다. 물통에 새 물을 5분의 1가량 받아 충분히 흔든 뒤 2회 이상 헹궈내고 새 물을 담습니다. 매일 헹구는 것만으로도 물때가 쌓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집니다.
물통·진동자 닦기 — 2~3일마다: 부드러운 스펀지나 천으로 닦습니다. 진동자는 물을 흔들어 분무를 만드는 부품이라 물때가 가장 먼저 끼는 곳입니다.
세제 세척 — 주 1회: 중성세제로 세척한 뒤 세제 성분이 남지 않도록 3회 이상 깨끗한 물로 헹굽니다. 분무유도관과 분출구도 주 1회 솔이나 천으로 닦아주세요.
며칠 쓰지 않았을 때: 재사용 전 물통·진동자를 다시 씻은 뒤 사용합니다. 보관할 때: 물통·진동자의 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건조한 상태로 보관합니다.
3. 구연산 불림으로 물때 제거
물때가 단단하게 낀 부분은 구연산 불림이 효과적입니다. 따뜻한 물 1리터에 구연산 3~5g(티스푼 1/2~1 정도)을 녹여 구연산수를 만듭니다. 분리한 물통과 뚜껑, 본체 수조 부분(전자 부품 제외)을 구연산수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담가두세요. 구연산의 산성 성분이 물때와 석회질을 분해해 냄새의 근원을 제거합니다.
불린 뒤에는 부드러운 스펀지나 솔에 베이킹소다를 살짝 묻혀 물때가 남은 부분을 문질러 닦습니다. 진동자 주변은 손상을 줄 수 있으니 긁지 말고 부드러운 칫솔이나 면봉으로 틈새를 닦으세요. 분무구와 뚜껑의 좁은 틈도 칫솔이나 면봉으로 꼼꼼히 닦아줍니다. 세척 후에는 흐르는 깨끗한 물로 2~3회 이상 꼼꼼히 헹궈 잔여물이 남지 않게 하세요.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락스나 강한 세정제, 뜨거운 물을 무리하게 쓰면 가습기 재질이 손상되거나 유해 성분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습기 물에 살균제나 세정제를 타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과거 피해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까지 만들어진 사안입니다. 세척과 건조로 관리하세요.
4. 건조·습도·배치까지 챙기기
세척만큼 중요한 게 건조입니다. 모든 부품을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완전히 말리세요. 물기가 남아 있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곧바로 번식하기 시작합니다. 가능하다면 직사광선을 피해 1~2시간 정도 말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실내 습도는 40~60%를 목표로 하세요. 질병관리청 한파 건강수칙(실내온도·습도 40%~60% 유지) 기준입니다. 너무 높으면 결로와 곰팡이가 생깁니다. 가습기는 콘센트나 멀티탭, 전자제품에서 멀리 두고, 젖은 손으로 플러그나 스위치를 만지지 마세요. 침대 머리맡보다는 2m 이상 떨어진 평평한 곳에 두는 게 좋습니다.
가습기를 켰는데 물이 줄지 않거나 분무가 약하다면 세척으로 해결되지 않는 증상일 수 있으니, 기화식 가습기 점검 순서를 참고해 보세요. 가습기를 틀면서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면 실내 습도 관리 글도 함께 보시면 됩니다.
관련 글: 기화식 가습기 물이 안 줄어들 때|습도설정·필터·조립 점검법, 겨울철 창문 결로 방지|뽁뽁이·결로 테이프 부착 순서와 실내 습도 40~60% 관리
가습기 물, 매일 갈아주고 계세요? 주 1회 세척 루틴, 지킬 만한 수준이신가요?
출처: 한국소비자원 (가습기 물 교체·세척 시 미생물 감소 실험 결과) / 질병관리청 (한파대비 건강수칙·실내 적정 습도 40~60%) /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세척요령"(2011-11-04,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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